현기증. 감정.

현기증 감정 저자 WG 세발드 출판사 문학동네 출간일 2014.10.24.

2024년 7월 3일 읽기 권 18 제목 현기증.감정 WG 세발트 옮김 배수아 출판사 문학동네 페이지 261 황정은 선생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북카페’를 듣고 세발트를 알게 되었어요. 황정은 선생님이 세발트를 너무 좋아해서 혼자만 알고 싶다고 하셔서 어떤 작가인지 궁금했어요. 우리나라에도 세발트의 작품을 읽은 독자들이 많은 듯해서, 세발트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일컬어 ‘제발디안’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인데, 저는 ‘현기증.감정/1990’이라는 소설을 통해 세발트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벨, 혹은 사랑에 대한 이상한 사실”은 저자 스탕달이 나폴레옹 군대와 함께 알프스를 횡단하고 이탈리아 원정에 참여하는 여정을 상상하며 쓴 이야기로, 스탕달이 직접 경험한 전쟁, 사랑, 예술, 고통을 세발트의 언어로 재현한다. “해외”는 세발트가 1987년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1913년 치료를 위해 이탈리아를 여행한 카프카의 흔적을 찾는 이야기다. “리바 목욕탕으로 간 K 박사의 여행”은 스탕달과 카프카와 관련된 인물의 불확실한 정체성을 밝혀내는 과정을 묘사한다. “귀환”은 세발트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30년 전에 살았던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춥고 어둡고 눈이 내리는 11월 어느 날 약 11km를 걷는다. 그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하나하나 떠올린다. 기억을 떠올리는 그의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정도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마지막 이야기인 ‘귀환’은 읽기 쉬웠지만 나머지 세 이야기는 따라가기 힘들었다. 스탕달의 작품을 읽었다면, 그의 삶을 알았다면, 카프카의 작품을 읽었다면, 그의 삶을 알았다면, 이 책에 나오는 작가, 화가, 예술가들을 알았다면, 이탈리아에 갔다면 이 작품을 더 깊이 읽었을까? 잘 모르겠다. 이 작품은 마치 30% 정도만 흡수한 토닉과 같다. 세발트의 생소한 문체를 따라가기 힘들었고, 내용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글은 읽기 쉬웠다. 재밌기도 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할 수도 있지만, 책을 직접 읽으면 알게 될 것이다. 사물이나 사건, 감정을 묘사하는 글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아름답다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한마디로 독자를 사로잡는 맛이 있다. 여행지의 풍경을 묘사하는 장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본 그림들은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눈앞에 그려진 것 같았다. 특히 그림을 묘사한 글은 어떤 묘사보다 압도적이었다. 세발트는 단어로 그림을 그린다. 대단하다. 한 번 읽고는 소화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현기증. 감정에 휩쓸리는 것 같다. 아직도 어지러움이 난다. 다시 읽을지 모르겠다. 배수아의 번역이 이 책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문장의 연결이 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러웠다. 이 표현을 꼭 쓰고 싶었다. 124쪽 발췌 퇴근 후 산문으로 구원을 찾는 여행을 떠난다. 이 문장이 정말 머릿속에 남았다. 세발트도 구원을 찾아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지 않았나? 스탕달과 카프카가 그의 구세주였나?

현기증.감정 / 문학동네